목록세종 (2)
쥐로그
박사과정 진학을 위해 퇴사하고 런던에 도착한지도 3일째 사진을 정리하며 1년간 세종에서 보냈던 기억들을 되돌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대구에서 고속버스타고 처음 세종에 면접보러 왔을 때 세종의 첫인상은 매우 삭막한 분위기의 매마른 듯한 도시였다. 신도시에 살아본적이 없었으므로, 구획이 정갈하게 나뉜 도시의 모습은 뭔가 부자연스러웠고 까칠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직장에 취업이되고 세종에서 지내다 보니 아파트만 무수히 지어져 삭막했던 공간은 점차 구석구석 은근히 볼게 많고 계속 지내고 싶은 장소가 되었다. 버스를 타고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방문했던 화원, 도서관, 밥집, 술집.. 거기다 포켓몬을 잡기위해 들린 호수공원의 야경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세종은 익숙해지면 익숙해질수록 더욱 정감이 가는 장소였..
박사과정 입학허가가 안나오고, 돈도 없고 그래서 귀국하였는데.. 내가 평소 관심이 많았던 박사님이 계신 연구원에서 채용공고가 떠 이것은 바로 운명의 데스티니인가 하고 세종에 온지도 벌써 9개월이 다되어 간다. 얼마나 시간이 빨리 갓는지,,, 9개월이나 지났다니.. 참으로 시간은 빠르게 간다... 즐겨서 그런가.. 연구원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나도 많이 배우고, 사회생활을 해보고 참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뭔가 세상이 다시 푸르러 지니 나갈때가 다가오는 것 같아서 아쉽고, 설래고, 걱정도 되고 그렇다. 뭐 두서없이 원룸 테라스에 앉아서 멍하니 있으니 문득 세종에서 기억들이 스쳐가서 한줄남긴다. 남은 3개월도 홧팅하고 박사과정도 홧팅해야겟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순 없으니.